패브릭드로잉 소개

패브릭 드로잉

인간 내면에 잠재된 감정을 표출하다

fabric은 인간이 직립보행을 시작한 이후로 가장 오래되고 밀접한 도구이자 보호막이었다. 
문명의 물결 속에 그 고유한 기능은 새로운 가치와 이미지를 창출하는 영역으로 퍼졌지만 fabric이 주는 정서적 친밀감은 어머니의 사랑 같은 것이 아닐까? 작가 한경희는 fabric drawing을 신봉하는 열정으로 인간 내면에 잠재된 탐욕과 야망, 대립과 충돌, 사랑과 증오, 용서와 포용, 양보와 배려를 표출하고자 했다. 그의 작품에서 직물의 패브릭의 시각적 패턴은 그 자체의 개별적 실존 이상의 무엇인가를 나타내고 있다. 말하자면 모든 형(shape)은 상기(上記)한 것과 같은 어떤 내용을 담은 형태(form)라고 말할 수 있다. 

이를테면 다양한 색상의 굵고 가는 끈들이(섬유) canvas를 비집고 나온다. 서로 반대방향으로 교차 통과하며 꼬이고 맺히다가 안락한 쿠션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과정이 혼란스럽고 엉켜있어서 해체된 조직 내부의 연결고리 같기도 하고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난해함을 주기도 한다. 마치 서로 다른 생각과 의견, 주장과 설득, 아집과 독선이 뒤범벅된 인간 내면의 미로 같은 실타래가 연상되지만 들여다보면 그것은 과정일 뿐, 결국 얽히고 설키면서도 부조화 속에 대조를 이루며 시작에서 끝으로 귀결된다.